37일만에 엄마는 코와 식도와 위로 연결된 호스를 빼셨다.
며칠전부터 몇방울씩 물드시는 연습을 했는데 코에 삽입된
호스때문인지 물몇방울 삼키는것도 힘들어 사래가 들리시곤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드시는 연습을 하라고 하셨나보다.
초기에는 가족도 모두 알아보시고 이름도 말씀하시고 하시더니
언젠가 부터는 아무리 응석을 부려도 떼를 써도 말씀을 안하셨다.
다른 식구 이름은 말씀안하셔도 내 이름은 말하셨는데 나는 또한번 충격을
받았다.그 무서운 언어장애가 오나하고...그런데 오늘 엄마는 전화에 대고
몇마디 하셨다. "엄마, 오늘은 사과나무 심어서 못가고 내일 갈께요'했더니
"알았어'하신다. 오...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처음엔 눈만 뜨셨으면, 이름이라도 기억하고 불러주셨으면,물이라도
드셨으면 했는데 이제는 조금더 욕심을 내본다. 식사라도 스스로 드실수
있었으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지만 나 역시도 조금씩 조금씩 욕심이 생긴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고 또 언제 다시 호스로 식사를 드셔야 하는 상황이
올 지 모르겠지만,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니 만큼 엄마도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시리라 믿는다. 언젠가 엄마 귀에 대고 "엄마 얼른 일어나셔서 꽃이랑
나비도 보고 새싹도 보셔야죠" 했더니만 고개를 끄덕이셨다. 오래지않아
그 소망이 이루어 질 듯해서 오늘은 참 가슴벅차고 행복한 날이다.
